파격이다. 100% 순수한 거품으로 이루어진 맥주.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맥주일 것이다. 회식 자리에서 맥주를 따를 때 거품이 1cm만 넘어도 상사나 선배로부터 ‘너는 맥주 따를 줄도 모르냐’는 핀잔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 맥주 문화의 ‘거품 혐오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수준을 넘어 소주를 섞어 폭탄주라도 만들라치면 맥주를 휘저어 기포와 거품을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하는 경우까지 있다. 그런 분들께 거품 100% 맥주가 존재한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거품으로 이루어진 필스너 우르켈 밀코(Pilsner Urquell Milko, 좌)와 팝업 스토어의 메뉴판(우).
첫 잔 주문시 다른 타입의 한 잔을 추가로 제공한다.
사실 맥주 거품은 맥주의 산화를 막고 탄산을 오래 지속시켜 맥주를 맛있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 뿐 아니라 투명한 맥주 위에 토핑된 부드러운 거품은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며 입과 혀에 닿을 때의 촉감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그렇기 때문에 거품이 없는 맥주는 쉽게 생기를 잃고 밋밋한 맛이 되어 버린다. 이번에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100% 거품 맥주 밀코(Milko)는 바로 거품의 장점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100% 거품으로만 이루어져 따르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폭신한 이불에 안기는 듯한 편안한 인상을 받는다. 가볍게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러운 촉감과 향긋한 홉 향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며, 입안에서 아스라히 사라지는 달콤한 꿀 뉘앙스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깔끔하고 부담 없는 스타일이라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밀코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필스너 우르켈 팝업 인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4번 출구 바로 옆에 위치해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밀코 외에 일반적인 스타일의 맥주인 크리스피(Crisp)도 판매한다. 크리스피는 맥주 위에 35mm의 거품이 더해져 최적의 상태로 필스너 우르켈을 즐길 수 있다. 첫 잔 구매 시 선택한 맥주 외에 다른 맥주를 추가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어 어떤 스타일을 고를 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또한 체코의 전통 빵인 뜨르들로(Trdlo)를 비롯 소시지, 프레첼 등 필스너 우르켈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들을 각각 5천원에 판매한다. 3월 26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며,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지하철 이태원역 4번 출구 옆에 2층으로 마련된 필스너 우르켈 팝업 스토어.
필스너 우르켈은 1842년 체코의 필젠(Plzen)에서 탄생한 최초의 필스너 맥주로, 필스너 맥주의 원조로 통한다. ‘오래된 근원(ancient source)’이라는 의미를 지닌 ‘우르켈(Urquell)’이 필스너 뒤에 붙는 이유다. 향긋한 홉 향과 달콤한 꿀 뉘앙스, 쓴맛과 구수한 곡물 맛이 조화를 이루어 쌉싸래하면서도 깔끔한 여운을 선사한다. 이번에 판매되는 밀코는 필스너 우르켈의 전통적인 맛을 새로운 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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